전조등이 어두워졌다고 느낄 때 무엇을 보나
전구가 나가야 문제가 아닙니다. 밝기는 서서히 떨어지고, 방향이 틀어지면 밝아도 안 보입니다. 렌즈 상태·조사 방향·전구 교체 이력을 순서대로 확인하는 법을 정리했습니다.
해가 짧아지면 전조등을 켜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그런데 전조등은 어느 날 갑자기 나가기보다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어두워집니다. 매일 타는 사람은 그 변화를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요즘 밤길이 어둡다"는 느낌이 들면 전구가 아니라 다른 곳이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렌즈가 흐려지면 빛이 퍼진다
전조등 커버는 대부분 플라스틱이라 자외선과 열에 오래 노출되면 표면이 누렇게 변하고 미세하게 거칠어집니다. 이렇게 되면 빛이 앞으로 모이지 않고 사방으로 퍼집니다. 전구는 멀쩡한데 노면이 어두워지는 대표적인 이유입니다. 퍼진 빛은 마주 오는 차에는 오히려 눈부시게 보입니다.
밖에서 봤을 때 커버가 뿌옇거나 속이 잘 안 보이면 그 상태입니다. 표면만 상한 경우에는 연마해서 살릴 수 있고, 안쪽 반사판까지 상했다면 등화 유닛을 바꿔야 합니다. 어느 쪽인지는 빛을 비춰 안쪽이 보이는지로 갈립니다.

밝기보다 방향이 먼저다
전조등은 노면의 정해진 위치를 비추도록 각도가 맞춰져 있습니다. 이 방향이 아래로 처지면 가까운 곳만 밝고 멀리가 깜깜해집니다. 위로 들리면 마주 오는 차가 눈부시고 정작 노면은 덜 밝습니다. 밝기가 같아도 방향이 틀어지면 어둡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방향은 생각보다 쉽게 틀어집니다. 트렁크에 무거운 짐을 오래 싣거나, 서스펜션을 손보거나, 등화 유닛을 교체한 뒤에는 다시 맞춰야 합니다. 앞쪽이 가벼운 접촉 사고를 겪은 뒤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셋 중 어느 것이 원인인지에 따라 손볼 곳이 완전히 달라진다.
벽 앞에서 좌우를 견줘 본다
집에서 할 수 있는 확인은 견주는 것입니다. 평평한 곳에서 벽을 정면으로 두고 전조등을 켠 뒤, 좌우가 만드는 밝은 자리의 높이와 모양이 비슷한지 봅니다. 한쪽만 확연히 낮거나, 한쪽만 퍼져 보이면 그쪽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색도 단서입니다. 좌우 전구의 색이 다르게 보이면 한쪽만 교체됐거나 한쪽이 수명 끝에 다가간 것입니다. 전구는 한쪽이 나가면 반대쪽도 비슷한 시기에 나가는 경우가 많아, 보통 양쪽을 함께 바꿉니다.
등화 유닛 안에 습기가 차는 경우
밤낮 기온 차가 커지는 때에는 등화 유닛 안쪽에 김이 서리는 일이 생깁니다. 주행하면서 온도가 오르면 사라지는 정도는 대체로 문제가 아닙니다. 다만 물방울이 맺혀 아래쪽에 고이거나, 몇 시간이 지나도 빠지지 않는다면 밀폐가 깨졌거나 통기 구멍이 막힌 것입니다.
안쪽에 물기가 남으면 반사판 코팅이 상하고, 그러면 전구를 새로 넣어도 밝아지지 않습니다. 커버를 닦아도 안쪽이 흐려 보인다면 이 경우를 의심합니다.
켜고 있는 것이 전조등이 맞는지
의외로 흔한 것이 켜고 있는 등을 착각하는 경우입니다. 요즘 차는 시동을 걸면 주간주행등이 자동으로 들어와 앞에서 보면 켜진 것처럼 보이지만, 주간주행등은 남에게 내 차를 보이게 하는 등이지 노면을 밝히는 등이 아닙니다. 어두운데 노면이 안 보인다면 전조등이 실제로 켜져 있는지부터 계기판 표시로 확인합니다.
안개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래쪽 가까운 범위를 넓게 비추도록 만들어져 있어 멀리를 밝히지 못합니다. 안개등만 켜고 다니면 앞이 어둡게 느껴지고, 맑은 날에는 마주 오는 차에 눈부심만 줍니다.
밝은 전구로 바꿨는데 더 안 보인다면, 밝기가 아니라 방향이나 렌즈를 봐야 합니다.
전구만 바꿔 끼울 때의 함정
더 밝다는 전구로 바꿔 끼우는 경우가 있는데, 등화 유닛은 원래 들어가는 광원의 위치와 크기에 맞춰 반사판과 렌즈가 설계돼 있습니다. 광원의 모양이 다르면 빛이 설계된 자리로 모이지 않고 흩어집니다. 그러면 마주 오는 차에는 눈부시고 내 노면은 크게 밝아지지 않는 상태가 됩니다.
규격이 맞는 전구를 쓰고, 바꾼 뒤에는 방향을 다시 맞추는 것이 순서입니다. 검사장에서는 밝기와 방향을 시험기로 재기 때문에 눈대중으로 맞춘 것과 결과가 다를 수 있습니다.
- 커버가 누렇게 변했거나 뿌연지 밖에서 본다.
- 평평한 곳에서 벽을 비춰 좌우 높이와 모양을 견준다.
- 좌우 전구의 색이 다르지 않은지 본다.
- 무거운 짐·서스펜션 작업·등화 유닛 교체 뒤에는 방향을 다시 맞춘다.
- 전구를 바꿀 때는 규격이 맞는 것으로 하고, 바꾼 뒤 방향을 확인한다.
- 눈으로 가리기 어려우면 검사장이나 정비소에서 시험기로 재본다.
출처
- 등화 장치 점검 항목(광도·조사 방향) — 자동차 검사 시 시험기 측정 대상
- 전조등 커버 열화와 광 확산, 광원 규격과 반사판 설계의 관계 — 제조사 정비 지침 일반 기준


